버지니아 울프는 1882년 런던에서 태어난 영국의 모더니즘 작가다.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등 여러 작품을 남겼는데, '자기만의 방'은 그녀가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던 내용을 토대로 쓴 글이다. 1920년대에 영국에서 쓴 이 책에서 울프가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는 건, 여자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기만의 방이라는 공간적 자유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독립성을, 연간 500파운드의 경제적 자유는 심사숙고할 수 있는 능력, 시간적 자유에 해당한다.
백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20년 지금에라도 일단 이 두 가지의 자유, 공간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로 인한 시간적 자유를 획득하면 나만의 글쓰기 뿐 아니라 나만의 무언가를 이루는 데 유용할 것 같다. 바쁜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충분히 읽고 쓸 수 있는 여유를 지니기란 힘들지 않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 생활을 위한 밥벌이라는 고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란 달콤하고 또 많은 이들이 누리고 싶어하는 것들이다.
나아가 울프가 말하고 싶은 건 스스로의 비전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않을 자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자유와, 생각을 표현하고 그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용기인 것 같다.
책 속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나는 마음의 재능이나 성격의 특징이 설탕과 버터처럼 무게를 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성찰하고 책을 읽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에 깊이 담글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여러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 바랍니다."
나는 읽고 싶은 걸 충분히 읽고 있는가.
충분히 내 생각을 표현하고 있는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내 시간으로 쓰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원하는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 깊이 담글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돈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자유 중에 참자유는 지적 자유라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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