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2

지금 바로 여기가 내가 살아가야 할 세계,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이 소설의 장면마다 느껴지는 인물들의 외로움에서 삶의 순간순간의 외로움을 떠올려보게 된다. 소설의 배경인 1990년대의 대학생이든 그들이 떠올리는 할아버지의 시대이든 누구라도 혼자만의 외로움을 피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한 권의 책. 한 권의 책은 단 한 사람만 있으면 읽힐 수 있다. 나를 읽어주는, 내가 읽을 수 있는 단 한 사람이다. 주인공 나와 여자친구 정민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심취한다. 둘은 사소하거나 일반적인 주제에서 시작해 과거로 흘러가 나눌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나눈다. 마치 한 권의 책처럼 나에게 다가온 한 사람이 나타난 후 주인공은 말한다. "알고 봤더니 이 세상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단 한 사람. ..

한 권의 '책' 2021.04.04

당신에게 들려주고픈 '지지 않는다는 말'

이긴다는 것과 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긴다는 것은 게임에서 이기는 것,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는 것처럼 정해진 룰 안에서 다른 사람을 제치고 내가 그 안에서 승자가 되는 것,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내가 갖는 것,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된 순간을 견뎌야 하고 게임이 끝나고 승리가 결정된 후에야 안도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진다는 것은 그냥 생각했을 때, 이기지 못했다는 것 원하는 걸 얻지 못하거나 손해를 입어야 할 수도 있고, 승부욕이 강한 사람에게는 낙담과 실망을 안겨줄 수도 있는 것, 질수도 있지만, 한 번 지고난 후에는 두 주먹 불끈 쥐고 다음번엔 꼭 이기리라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꼭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른다. 스포츠 경기에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