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폴 오스터 '빵굽는 타자기'에서 글쓰기에 필요한 재료 찾기

잠책지기 2020. 1. 9. 01:54

 

폴 오스터는 1947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즈음 부모님의 이혼으로 집을 떠나기도, 대학시절 모아둔 돈을 몽땅 털어 유럽으로 떠나 자유롭게 여행하기도, 생계유지를 위해 온갖 육체노동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던 그가 소설가로서 세상에 알려지고 명성을 얻기까지의 고군분투. 특히나 닥치는대로 밥벌이를 위해 고생했던 경험담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이다.

 

 

" 20대 후반과 30ㄷ 초반에 나는 손대는 일바다 실패하는 참담한 시기를 겪었다. 결혼은 이혼으로 끝났고, 글쓰는 일은 수렁에 빠졌으며, 특히 돈 문제에 짓눌려 허덕였다. 이따금 돈이 떨어지거나 어쩌다 한번 허리띠를 졸라맨 정도가 아니라, 돈이 없어서 노상 쩔쩔맸고, 거의 숨막힐 지경이었다. 영혼까지 더럽히는 이 궁핍 때문에 나는 끝없는 공환상태에 빠져 있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모두가 내 불찰이었다. 나와 돈의 관계는 늘 삐걱거렸고, 애매모호했고, 모순된 충동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 문제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않은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내 꿈은 처음부터 오직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열예닐곱 살 때 이미 그것을 알았고,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으리라는 허뢍한 생각에 빠진 적도 없었다. 의사나 경찰관이 되는 것은 하나의 <진로 결정>이지만, 작가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선택하는 것이기보다 선택되는 것이다. 글쓰는 것말고는 어떤 일도 자기한테 어룰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평생 동안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갈 각오를 해야 한다." p.5-6

 

 

끊임없는 고생가운데서도 그는 손에서 글쓰기를 결코 놓지 않았다.

그에게 필요한 글쓰기의 재료는 '자유'와 '고독' 그리고 그 안에서의 '자기성찰'처럼 보인다. 그는 꿈과 재능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무엇과도 바꾸지 않았다.

글쓰기 뿐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 자신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여정에 공감할 것이다. 독불장군 같은 완고함이나 지지부진하고 고생고생 생고생스러운 과정만 닮지 말고 궁긍적으로 마음이 원하는 걸 이루는 그의 '끈기'마저 닮자.